2007. 3. 18. 15:27, Review/차, 초콜릿
유기농 우전 녹차, 녹차원.
대형할인점의 녹차 티백 코너를 둘러보다가 이 녹차를 처음 보았을 때, 너무 가격이 비싸서 가격표가 잘못 달린게 아닌가 하고 다시 봤었던 제품이다. 마침 며칠간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아무래도 가져 가기 간편한 티백을 사려 했었는데, 이 제품이 눈에 딱 들어오긴 했는데 티백 하나에 1,750원 짜리는 너무 부담스럽긴 했다. 그러나, '지름신'이 강림하셨는지 결국 사고 말았다.
대체 어떤 녹차이길래, 티백 녹차인데도, 이렇게 비싼지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고 말이다. 게다가 좋은 녹차를 나도 마시면 좋고, 같이 여행을 갈 친구들과 나누어 마시면 그 또한 좋을 테니까- 하는 생각으로 '지른' 셈. (사실 내가 녹차를 매우 좋아하기도 하고.)
'1095일의 기다림, 유기농 녹차'는 (주)녹차원에서 내놓은 프리미엄 급 유기농 녹차 브랜드로서, 말 그대로 3년간 유기농으로 재배된 녹차엽을 사용하였다는 뜻이다. 우전이란, 24절기 중 곡우(穀雨)절, 대략 4월 20일경 이전에 채취한 어린 유기농 녹차엽으로 만든 차종.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인증을 받은 100% 국내산 유기농 녹차엽(산지는 경남 사천의 녹차원 유기농 다원)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 티백 시리즈에서는 또한 티백 녹차의 단점인 티백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좀 더 좋은 재질을 사용한 피라미드같이 생긴 입체 삼각티백을 사용하였는데, 찻잎이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것이 보이고, 또 재질이 좀 더 좋은 만큼 티백이라는 껄끄러움도 줄어들었다. 내부 포장 역시 녹차의 향을 보존하기 위해 밀봉하여 처음 보는 순간 잎 녹차의 포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녹차의 향미(香味)는 이것이 과연 티백 녹차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우수했다. 물론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그렇겠지만, 기존의 티백 녹차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깨트렸다. 흔히 저렴한 티백 녹차를 마시면 뒷맛이 마음에 들지가 않는데, 이 제품은 뒷맛도 깔끔하고 향취도 괜찮았으며, 무엇보다도 녹차를 마신다는 맛이 느껴졌다. 부드럽고도 은은한 맛이랄까.
이 제품과 비슷한 컨셉트로 모 대형할인점에서 자체 브랜드로 내놓은 '프리미엄 우전 녹차'가 뒷맛이 너무 씁쓸하다고 해야 할까, 좀 껄끄러운 맛이었던 반면 녹차원의 이 제품은 나무랄 만한 구석이 없었다. (물론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거의 8배에 이른다.)
'1095일의 기다림, 유기농 녹차' 브랜드에서는 우전차 외에도 세작, 중작, 작설 등을 내놓고 있다. 가격은 우전-세작-중작-작설의 순으로 비싼데, 녹차원의 쇼핑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가격이다. 저렴한 잎 녹차 한 통을 사는 것보다 티백 10개 1세트가 더 비싼 격이니 가격 경쟁력이 확실히 떨어진다. 물론 이 제품은 프리미엄 급의 고급 제품이긴 하지만, 프리미엄 급 녹차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티백 녹차를 좋아할지는 의문이다. 뭐 어차피 티백 외에 잎 녹차로도 판매되고 있으니(70g에 66,000원) 내가 구매했던 것처럼, 여행 갈 때에 가져갈 고급 녹차로서 혹은 고급 녹차는 마시고 싶은데 아주 귀찮아서 티백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나 팔릴 듯 싶다.
총평. 꽤 좋은 녹차, 티백 녹차의 소위 최고 '본좌'이지만- 그만큼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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