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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닝(Twinings) - 레이디 그레이(Lady Grey)
Lady Grey Tea

Twinings Lady Grey Tea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홍차를 마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옛날부터 숱한 대답을 내놓아 왔다. 그 중에서 가장 특기할 만한 대답의 하나로 가향차(flavoured tea), 얼 그레이(Earl Grey)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얼 그레이란 홍차 잎에 베르가못(Bergamot) 오렌지 껍질에서 추출한 기름을 섞어 향취를 더한 것을 말한다. 1830년대 영국의 그레이 백작 2세인 찰스 그레이[각주:1]가 베르가못 오일이 첨가된 홍차를 선물받은 것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얼 그레이는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홍차 브랜드에서 내놓고 있을 만큼 베스트 셀러의 하나로 그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데, 문제는 가향차이니만큼 그 향이 강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잘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홍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흔히 얼 그레이를 권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을 정도.

 그래서 얼 그레이의 맛을 좀 더 산뜻하게 개량(?)한 홍차가 있으니 이번 글의 주인공,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이다. 얼 그레이를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은 회사[각주:2]에서 만든 것이니만큼 뭔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름부터가 레이디 그레이, 즉 그레이 백작부인[각주:3]을 나타내어 좀 더 부드럽고 여성적일거라는 느낌을 준다.

Lady Grey

Lady Grey Tea, photo by Wikipedia

 홍차 93%, 오렌지 껍질(peel) 3%, 레몬 껍질 3%, 감귤향 1%로 블렌딩되어 있는 레이디 그레이는 그 향부터 대단히 상큼한 느낌이다. 잎들 사이로 파란 빛깔, 노란 빛깔이 보이는 것부터가 그럴 거라는 느낌과 향을 먼저 떠올려주긴 하지만-

 오렌지나 레몬의 그 상큼한 맛이 홍차의 맛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었다고 할까?
 
 개인적으로는 얼 그레이보다는 레이디 그레이가 더 좋다. 가향차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좀 더 무난하면서도 향이 좋은 레이디 그레이가 나았다.

 잎도, 향도, 맛도 상큼하면서도 괜찮은, 좋은 의미로 무난한 가향차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고보니 레몬이나 조금 더 달콤하게 설탕을 넣는다거나 해서 아이스 티로 마셔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아, 이 글에서 사용한 상큼하다는 표현은 당연히 어디까지나 홍차로서, 최소한 얼 그레이보다는- 이라는 제한적인 뜻임을 밝혀둔다.
  1. Earl은 백작을 뜻하는 명사이다. [본문으로]
  2. 잭슨스 오브 피카딜리(Jacksons of Piccadilly) 사는 트와이닝이 아닌 자신들이 처음으로 얼 그레이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문으로]
  3. Charles Grey(그레이 백작 2세)의 부인, Mary Elizabeth Grey.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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