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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펜타인 호수 (Serpentine, Hyde Park, London)
Serpentine (Lake)

하이드 파크의 유명한 호수, 서펜타인(Serpentine). Photo by Lawlite

 어렸을 적 내가 가장 좋아했던 책으로, 이원복 님의 '먼나라 이웃나라'라든가, 김선비 님의 '데굴데굴 세계여행'이라는 게 있었다. 전자야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후자는 사실 모르는 사람도 꽤 될 것 같은데- 어쨌거나, 세계 여행이라든가 세계 역사 같은 것들을 만화로 쉽게 풀어놓은 책들을 정말 좋아했었다. 어찌나 보고 또 봤는지 너덜너덜해졌을 정도.

 그 책들을 보면서 가장 부러웠달까, 환상을 가졌을달까 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하이드 파크(Hyde Park) 같은 넓고 푸른 공원이었다. 그래서 영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게 하이드 파크가 되었으니- 대학생이 되고서 드디어 런던에 도착한 첫 날, 숙소에 짐을 풀고서 바로 하이드 파크로 갔었다.

 정말 꽤 '늦은 시간'이었지만 처음 마주한 늦게까지 하늘에 떠 있던 북위도의 해 덕분에 나름대로 운치있는 서펜타인의 노을을 보게 되었으니 소기의 성과는 충분히 달성했던 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펜타인 호수 by Google Maps


 서펜타인(Serpentine Lake)이란 하이드 파크의 유명한 호수로, 호수의 그 굽어있는 모양이 뱀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을 갖고 있다. 1730년 조지 2세(George II)의 부인인 캐롤라인 왕비(Queen Caroline)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 호수이다. 서펜타인의 중앙 다리를 기점으로 동쪽은 하이드 파크, 서쪽은 켄징턴 가든(Kensington Gardens, 그냥 묶어서 하이드 파크라고들 부르는 듯)이다.

 서펜타인이 인상깊었던 것은 오래도록 가고 싶었던 곳에서 멋진 풍경을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백조나 오리 등이 스스럼없이 사람과 가까이에서 저렇게 있다는 게 한국에서 온 나에게는 경탄스러운 것이었다. 게다가 인공 호수라는데도 인공이라는 느낌이 그다지 들지 않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편안한 공원이었다.
 
 돌이켜보면- 이미 책을 통해 대단히 넓은 공원이란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하이드 파크 코너(Hyde Park Corner)에서부터 시작해 서펜타인의 호수변 길을 끝까지 걸었는데 정말 꽤 많이 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다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어쩌면 그 넓은 호수의 수면이 마음을 탁 트이게 해 주어서일런지도 모르겠다.

 또 가보고 싶긴 한데 언제쯤 여유가 될 진 안타깝게도 아직 기약이 없다. 그저, 이 곳에 갔었던 것이 마침 몇년 전 이맘 때라 포스팅을 하는 것으로 대신해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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