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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 취향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취향을 말해주는 심리 테스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이드솔루션- 야후! 구냥을 만들었던 곳이기도 하다- 에서 최근 새로운 취향 테스트를 내놓은 듯 하다. 그것은 바로 '독서 취향' 테스트. 그러고보니 예전에 블로그에 포스팅한 이드솔루션의 일반적인 취향 테스트 결과가 떠오른다. 그 테스트에서는 '현실적이고 절제된 아저씨 취향'이라는 결과가 나왔었다. 그렇다면 나의 손꼽는 취미생활인 '독서'에서의 취향은 어떨까?

* 독서 취향 테스트는 여기에서 - http://book.idsolution.co.kr


몇 번 테스트해 보니, '사바나' 취향과 '사막' 취향이 섞여서 나오는 것 같다. 대략 65 대 35 정도의 비율이랄까? 앞서 말한 일반적인 취향 테스트에서도 아저씨와 여피- 독서 취향 테스트에서는 사막과 사바나에 대응된다-의 중간점 정도로 결과를 말할 수 있었는데 역시 그런 취향이 그대로 반영되는 듯 하다.

'사바나' 취향은 '현실적인 품격'이라 말할 수 있는 것으로, 품격있고 지적인 책을 좋아하며 감상적이며 제멋대로인 책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한다. 간결하며 정교하게 씌어진 정확한 내용, 유유자적한 고상한 취향, 절제된 현실주의로 멍청한 감상주의나 값싸고 상투적인 상업주의를 배격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사막' 취향은 '하드보일드 실용주의'라 말할 수 있는 것으로, 직설적이고 이성적인 책을 좋아하며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용주의, 현실주의, 냉정한 보수주의로 표현할 수 있으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다큐멘터리나 사실주의 소설, 인물 평전 등 건조한 사실에 기반한 책을 선호하며 로맨스 소설이나 시 같은 것에는 관심이 적은 것으로 설명된다.

설명을 읽어보니 둘 다 내게 해당되는 말 같다. 내가 스스로 내가 좋아하는 서술 방법이나 책을 설명해도 대개 저런 단어들을 사용했을 것이다. 간결하고 정교하되 정확한 책을 선호하며, 문학에 별로 관심이 없으면서 다큐멘터리나 역사 소설, 인물 평전 등을 좋아하는 것도 딱 맞는 말이다. (과학 서적도 매우 좋아한다.) 상업주의에 찌든 책들을 싫어하는 것- 특히 베스트셀러라고 광고해대는 어떤 자기계발 서적이나 자기 자랑으로 가득한 책 등- 도 그렇다. 내용이 워낙에 뻔한 책이거나 혹은 알차지 못한 책도 일단 걸러내는 편이다. 

그럼, 이제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열거해볼까 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대개 나의 관심 분야이기도 한, 역사와 과학이라는 두 카테고리에 속해 있다. 내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봤지만) 사고 싶은 책이나 혹은 읽었던 책 중 아주 좋았던 것을 생각나는대로 몇 개 꼽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위 그림의 왼쪽 위에서부터 쓰자면, 칼 하인츠 프리저의 <전격전의 전설>, 데이비드 글랜츠의 <독소전쟁사 1941~1945>, 이언 커쇼의 <히틀러> 전기, 리처드 오버리의 <독재자들>, 주경철 교수님의 <대항해시대>, 스티븐 와인버그의 <최종 이론의 꿈>,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 리처드 도킨스의 <확장된 표현형>,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 대니얼 데닛의 <자유는 진화한다>, 매트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이다. 

사실 이 중에서 대니얼 데닛의 책은 얼핏 읽어본 바로는 문체나 구성이 내 취향의 책은 아닌 것 같았는데, 내용은 그래도 내 취향의 관심이 있다 보니 넣어 두었다. 매트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는 매트 리들리 하면 <본성과 양육>이나 <붉은 여왕>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대칭되는 제목이라 왠지 눈에 더 띄어, 이 책을 일단 올려 놓았다. (사실 이 책의 원제는 <덕의 기원>이다.) 

또, <미의 역사> 대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를 넣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갑자기 든다. <미의 역사>는 첫눈에 압박감을 주는 비싸보이는 책이지만, 그 많은 올컬러판 자료만 눈으로 음미하고 나면 글쎄.. (움베르토 에코는 이 책의 절반만 서술했다.) 그리고 경제학 책들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경제학은 공부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주는지라, 일단 이 글에선 빠졌다. 

대략 독서 취향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것 같다. 이 외에도 좋았던 책들이 많지만, 지면(?) 관계상 이쯤 쓴다. 역사 중에서도 2차세계대전사에 관심이 많다 보니, 그에 관한 책들이 여럿 꼽혔다. 과학 쪽에서는 우주론- 어릴 적 뉴턴 잡지를 본 이래, 우주는 경이의 대상이었다- 과 진화론- 위 저자들에 관해서는 장대익 교수의 <다윈의 식탁>이라는 책에 잘 소개되어 있다- 쪽의 책들을 꼽았다. 모두 잘 알려진 책이거나 높은 평가를 받는 책들이고, 워낙에 다들 유명한 저자들인지라 책들에 관한 설명은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그러고보니 소설이 위 리스트엔 없는데 소설도 꼽아보자면, <삼국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대망)> 같은 역사소설을 매우 좋아하고, 셜록 홈즈나 아르센 뤼팽 시리즈도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재미를 위한 책 읽기라면 역시 만화책도 빠트릴 수 없겠다.)

양서를 읽게 되면, 독서의 즐거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다만, 요즈음은 편안히 독서나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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