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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원 1095일의 기다림 - 유기농 우전 녹차.
1095일의 기다림, 유기농 우전 녹차

유기농 우전 녹차, 녹차원.

 티백 녹차 10개 들이 하나에 무려 17,500원! 시중의 수많은 티백 녹차들 중에서도 압도적인 가격차로 아마 가장 비싼 티백 녹차가 아닐까 하는, 녹차원'1095일의 기다림' 유기농 우전(雨前) 녹차.

 대형할인점의 녹차 티백 코너를 둘러보다가 이 녹차를 처음 보았을 때, 너무 가격이 비싸서 가격표가 잘못 달린게 아닌가 하고 다시 봤었던 제품이다. 마침 며칠간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아무래도 가져 가기 간편한 티백을 사려 했었는데, 이 제품이 눈에 딱 들어오긴 했는데 티백 하나에 1,750원 짜리는 너무 부담스럽긴 했다. 그러나, '지름신'이 강림하셨는지 결국 사고 말았다.

 대체 어떤 녹차이길래, 티백 녹차인데도, 이렇게 비싼지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고 말이다. 게다가 좋은 녹차를 나도 마시면 좋고, 같이 여행을 갈 친구들과 나누어 마시면 그 또한 좋을 테니까- 하는 생각으로 '지른' 셈. (사실 내가 녹차를 매우 좋아하기도 하고.)

 '1095일의 기다림, 유기농 녹차'는 (주)녹차원에서 내놓은 프리미엄 급 유기농 녹차 브랜드로서, 말 그대로 3년간 유기농으로 재배된 녹차엽을 사용하였다는 뜻이다. 우전이란, 24절기 중 곡우(穀雨)절, 대략 4월 20일경 이전에 채취한 어린 유기농 녹차엽으로 만든 차종.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인증을 받은 100% 국내산 유기농 녹차엽(산지는 경남 사천의 녹차원 유기농 다원)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 티백 시리즈에서는 또한 티백 녹차의 단점인 티백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좀 더 좋은 재질을 사용한 피라미드같이 생긴 입체 삼각티백을 사용하였는데, 찻잎이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것이 보이고, 또 재질이 좀 더 좋은 만큼 티백이라는 껄끄러움도 줄어들었다. 내부 포장 역시 녹차의 향을 보존하기 위해 밀봉하여 처음 보는 순간 잎 녹차의 포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녹차의 향미(香味)는 이것이 과연 티백 녹차인가- 하는 생각이 들
녹차원, 유기농 우전 녹차
정도로 꽤 우수했다. 물론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그렇겠지만, 기존의 티백 녹차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깨트렸다. 흔히 저렴한 티백 녹차를 마시면 뒷맛이 마음에 들지가 않는데, 이 제품은 뒷맛도 깔끔하고 향취도 괜찮았으며, 무엇보다도 녹차를 마신다는 맛이 느껴졌다. 부드럽고도 은은한 맛이랄까.

 이 제품과 비슷한 컨셉트로 모 대형할인점에서 자체 브랜드로 내놓은 '프리미엄 우전 녹차'가 뒷맛이 너무 씁쓸하다고 해야 할까, 좀 껄끄러운 맛이었던 반면 녹차원의 이 제품은 나무랄 만한 구석이 없었다. (물론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거의 8배에 이른다.)

 '1095일의 기다림, 유기농 녹차' 브랜드에서는 우전차 외에도 세작, 중작, 작설 등을 내놓고 있다. 가격은 우전-세작-중작-작설의 순으로 비싼데, 녹차원의 쇼핑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가격이다. 저렴한 잎 녹차 한 통을 사는 것보다 티백 10개 1세트가 더 비싼 격이니 가격 경쟁력이 확실히 떨어진다. 물론 이 제품은 프리미엄 급의 고급 제품이긴 하지만, 프리미엄 급 녹차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티백 녹차를 좋아할지는 의문이다. 뭐 어차피 티백 외에 잎 녹차로도 판매되고 있으니(70g에 66,000원) 내가 구매했던 것처럼, 여행 갈 때에 가져갈 고급 녹차로서 혹은 고급 녹차는 마시고 싶은데 아주 귀찮아서 티백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나 팔릴 듯 싶다.

 총평. 꽤 좋은 녹차, 티백 녹차의 소위 최고 '본좌'이지만- 그만큼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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