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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 Op.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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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듣고 또 듣다 보면 결국엔 클래식을 듣는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 하고 흘려들었던 말인데, 맞는 말인지- 항상 '듣는 게 지겨운' 때가 되면 클래식을 나도 모르게 듣고 있다.

 요즘 자주 듣고 있는 곡으로는 라흐마니노프(S. V. Rachmaninov)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손꼽힐 것 같다. 광기가 서려 있는 곡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묘한 매력이 있달까-

 특히 이 곡의 3악장이 매력적이었다. 내가 처음 들었던 곡의 연주자는 누구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그 후로 여러 피아니스트들의 라흐마니노프 피협 3번을 찾아 듣게 되었다. 많이 찾아듣지는 못했지만 대충 떠올려보면, 가장 잘 알려지고 동시에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호로비츠(V. Horowitz)의 연주에서부터 아쉬케나지(V. Ashkenazy), '천재' 키신(E. Kissin), 아르헤리치(M. Argerich), 루간스키(N. Lugansky), 그리고 라흐마니노프 본인의 연주 등을 들어보았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즐겨듣게 된 것은 다름아닌 '건반 위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의 연주였다. 강렬한 느낌이었달까- 밀어붙이는 듯한 속도감과 힘,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는 피아노(혹자는 오케스트라가 못 따라갈 만큼 피아노가 너무 빠르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아르헤리치 본인의 카리스마도 한 몫 했겠지만 말이다.

 그 다음으로 내가 즐겨듣는 것은 니콜라이 루간스키(Nikolai Lugansky)의 연주다. 루간스키의 연주는 정말 마음에 꼭 든다. 마치 안성맞춤인 것처럼. 작년에 루간스키가 내한공연을 했을 때 가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 유명한 '천재' 예프게니 키신도 작년에 내한공연을 했었지만, 나는 여전히 루간스키의 공연을 보지 못한 게 더 아쉽다. 차분하고 이지적이라는 평을 듣는 그의 스타일이 아무래도 내 성격에 맞는 듯하달까.

 YouTube에 아르헤리치의 라흐마니노프 3번 연주 동영상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영상을 찾아 올려 본다. 개인적으로 3악장을 가장 좋아하는데다, 아르헤리치의 연주가 빛나는 것도 바로 이 3악장 연주 덕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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