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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학교를 졸업하며
서울대학교 정문, 2011년 2월 25일

서울대학교 정문, 2011년 2월 25일


지난 주, 2011년 2월 25일에 있었던 서울대학교 제 65회 학위수여식에서 오랫동안 정든 학교를 졸업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경영대학 자체 학위수여식이지만.) 졸업식에 관한 글을 쓰기엔 약간 늦은 감도 있지만, 그나마 지금 짧게라도 쓰지 않으면 또 언제 졸업식에 관한 글을 쓸까?

솔직히 무엇을 위해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고자 그렇게 노력했는지 떠올리자면, 아직까지도 아쉬운 기분이 없지 않아 있다. 사실 매우 아쉽다고 함이 옳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가져보거나 진로에 대한 좀 더 무거운 성찰이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에서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데, 프로스트(R. Frost)의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 묘하게 떠오른다. (사실 프로스트의 시에서 화자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지만, 나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간 길을 택한 쪽일 것이다. 적게 간 길을 갔더라면 어땠을까? 뭐, 결론은 앞으로라도 잘할 수밖에지만.) 어쨌거나, 내일부터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길에 대해 또다시 공부를 시작해야하니만큼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열심히 해 볼 일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후회하지 않게끔.

서울대학교에서 지낸 시간에 대해 짧게 평하자면, 훌륭한 수업과 도서관의 장서 덕분에 무언가를 알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으며, 또 서울대학교에 있었기에 스스로가 진일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며 또 어느 정도 그렇게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앞으로 평생 남을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기에 서울대학교에서의 삶은 정말로 가치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2010년 서울대학교 개교기념식에서는 관악봉사상을 수상함으로써 서울대학교 총장님(오연천 교수님)과 악수도 해보고, 가장 만족스러운 학기를 보냈던 2009년에는 중앙도서관에서 오랜 시간 지내며 나름의 필력과 지식을 크게 신장시킬 수 있었다. (1, 2학년때 이랬어야 했다!) 또, 2007년 초부터 작게나마 서울대학교 학우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스누타임(SNUTime)을 만들고 이제껏 관리해온 일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58동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58동


그러고보면, 서울대학교 정시 합격자 발표가 나던 날, 방방 뛰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어느덧 졸업이라니.. 긴 시간, 배움터이자 놀이터였고, 친구들과 함께한 추억이 있는 서울대학교, 그리고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을 떠나게 됨은 정말 아쉽다. 하지만, 졸업이라 해서 끝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나의 모교로서,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했던 추억의 장소로서 남을 테니까. 그동안 관악에서 얻었던 모든 것들을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며, 또 서울대학교 동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과, 서울대학교는 물론 여러 교수님, 선후배 및 동기 학우 분들께 모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이만 이 글을 줄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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