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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te alle Grazie, 피렌체(Firenze), 이탈리아

Ponte alle Grazie

Ponte alle Grazie, Firenze(Florence).


 Ponte alle Grazie(폰테 알레 그라치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르노(Arno) 강에 있는 다리이다.

우리 말로 옮기면 "감사의 다리"(Grazie는 감사하다는 뜻의 이탈리아 어, 여기서는 성모 마리아에게의 감사를 뜻함)라는 뜻인데, 유명한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의 바로 옆에 위치해있기도 하다.

Ponte Vecchio, Ponte alle Grazie

베키오 다리의 동쪽에 있다. by Google Maps

 이 다리는 여러 여행 안내서에도 전혀 실리지 않은, 그러니까 보통의 여행객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옆의 베키오 다리처럼 오랜 역사나 다리 위의 건물들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고풍스러운 피렌체의 분위기와는 달리 현대식으로 건축된 콘크리트 다리이기 때문이다. 버스나 트램을 타고 미켈란젤로 광장 등을 간 사람이라면 알게 모르게 이 다리를 건넜으리라.

 나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처음엔 그냥 지나쳤던 곳인데 베키오 다리 쪽에서 동쪽을 바라본 순간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풍경이 펼쳐져 있는 게 아닌가. 파아란 토스카나(Toscana)의 하늘과 아득히 보이는 땅과, 아르노 강과, 강 가 색색의 건물들, 그리고 아치(Arch)형의 노오란 다리. 평화로워보이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강렬한 색채도, 역동적인 무언가도, 아름다운 궁전도 없지만 편안한 느낌이랄까. 아마 내가 그리고 싶어했던 풍경화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다.

 그러니 내가 유럽에서 찍은 수 천 장의 사진 중에서도 단연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리고 그 피렌체의 분위기도.

 그리고 나중에서야 찾아서 알게 된 것이지만 이 다리는 아무런 의미도, 역사도 없는 그런 다리는 다행히 아니었다. 설명[각주:1]하자면-

 최초의 Ponte alle Grazie는 1227년에 세워졌던 루바콘테(Rubaconte, podestà Rubaconte da Mandello)라 불리웠던 유명한 다리인데, 이 다리가 제 2차 세계대전 중 파괴되어 종전 후 새롭게 다리를 다시 지은 것이 현재의 Ponte alle Grazie다.

루바콘테에도 14세기 중반 증축을 거쳐 베키오 다리처럼 다리 위에 건물들이 존재했었는데,  건물들은 1876년에 트램(Tram)이 다닐 철로를 놓기 위해 아쉽게도 철거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 다리가 겪어야할 더 큰 일은 그때까진 일어나지 않았다. 즉 그로부터 몇십 년 후, 제 2차 세계 대전의 불길을 피해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7백여 년을 아르노 강 위에 서 있던 루바콘테는 영국군이 피렌체까지 진격한 1944년 8월 초, 안타깝게도 나치 도이칠란트 군이 설치한 폭탄에 의해 파괴되고 만 것.

 1945년 종전 후 새로이 다리를 짓기 위해 공모전이 열렸고, 1946년 지오반니 미첼루치(Giovanni Michelucci) 등이 제출한 디자인이 채택되어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년 후, 새로운 Ponte alle Grazie가 1957년 2월 24일에 개통되었다. 이것이 현재의 다리이다.

 피렌체는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아쉽게도 시간도 없고 경비도 없고 여유가 허락해주지 않는다. 언젠가는 다시 가볼 날이 오기를!

  1. http://it.wikipedia.org/wiki/Ponte_alle_Grazie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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