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TOTAL
황금의 탑 (Torre del Oro, Seville, Spain)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비야의 황금의 탑(Torre del Oro)은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황금으로 장식되었다든가, 황금색으로 칠해졌다거나하는 이름에서 떠올릴 수 있는 탑에 대한 상상은 상상으로 그칠 뿐, 막상 처음 황금의 탑을 보니 이게 그건가- 하는 의문부터 먼저 들었다.

 나름대로 어릴 적부터의 동경이 담긴 기대와 함께 찾았던 곳이었는데 말이다!

 황금의 탑에 대해 설명하자면,

 황금의 탑은 13세기 초 이베리아 반도 남부를 지배하던 이슬람 무와히드 왕조(al-Muwahhidūn)에 의해 과달키비르 강(Guadalquivir)가에 지어져 감시탑으로 이용되었는데, 1248년 세비야를 점령한 카스티야의 페르난도 3세(Ferdinand III of Castile)가 이 탑에 황금의 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대항해시대 당시 신대륙에서 황금을 실은 배들이 들어오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탑에 비친 노을 빛이 황금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데, 대항해시대보다 훨씬 앞선 13세기에 이미 황금의 탑이라는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후자에서 유래하였거나 정말로 황금 장식이 있어서일런지도 모르겠다.[각주:1]
 
Torre del Oro, from Dubaduba - Wikipedia
 여름 세비야의 무지막지한 더위 덕분에 지쳐서 밤에 이 곳을 가보진 못했는데, Wikipedia에 올라온 밤의 사진을 하나 올려 본다. 조명이 비추니 제법 황금의 탑 같다.

 왜 황금의 탑에 동경이 담긴 기대를 가지고 갔는가 하면, 바로 대항해시대의 느낌이 물씬 떠올랐기 때문이다. KOEI의 시뮬레이션 게임- 대항해시대 시리즈, 특히 대항해시대 2에 정말 빠졌던 나로서는 세비야라는 곳을 꼭 가보고 싶었고(세비야는 대항해시대 당시 에스파냐의 수도였다), 특히 황금의 탑은 그런 이미지가 아직까지 배어있는 느낌이었으니까- 게다가 대항해시대 3에서는 세빌리아(세비야) 항의 항구로 황금의 탑이 나타난다. 그러고보면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도 황금의 탑이 세비야에 등장한다.

 오늘날에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는데, 사실 기대보다 실망한 탓에 들어가보진 않았다. 무엇보다도 무더운 날씨 속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호텔 방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도 했었고.

 비록 기대했던 대항해시대의 정취는 그렇게까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탑은 수많은 항해자들의 출항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런 탑을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듯 하다-
  1. http://en.wikipedia.org/wiki/Torre_del_Oro [본문으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