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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브라 궁전(알함브라)의 정원, 그라나다, 스페인
스페인 그라나다(Granada)의 알람브라 (궁전) (Alhambra, '알함브라'로도 알려져 있는데, 스페인어에선 h가 묵음이므로 알람브라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유럽의 수많은 관광지들 중에서도 매우 이색적인 곳이다. 바로 이슬람 문명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궁전의 화려함과 아름다움만으로도 스페인 관광의 백미로 첫손꼽힌다.

알람브라는 엄밀히 말하자면 여러 시대에 걸쳐 지어진 다양한 건축물들의 복합체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특히 알람브라 궁전이라 부를 만한 것은- 이베리아 반도 최후의 이슬람 왕조였던 나스르 조(Nasrid Dynasty, 1238~1492) 시대에 만들어졌다.

이 글에서는 알람브라에서 본 정원(庭園)들 중 몇 군데를 추려 사진을 올려 본다. 알람브라 전체를 다루기엔 분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특히 이 궁전에 있어 중요한 양식인 정원만을 추렸다. 그런데 각 장소의 이름을 씀에 있어, 스페인어 Patio(영어 Court)를 정원으로 번역하는 것보단 '안뜰'로 번역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아 이하에서는 '안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정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혹은 Patio를 중정(中庭)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정이라는 한자어보다는 안뜰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헤네랄리페(Generalife)의 '수로의 안뜰(Patio de la Acequia)'이다. 헤네랄리페는 술탄 무함마드 3세(1302~1309 재위) 때에 만들어진 여름 별궁이다. 알람브라 궁전 옆에 있지만, 알람브라 궁전과는 분리되어 있다. UNESCO 세계문화유산에서도 알람브라는 '알람브라, 헤네랄리페 그리고 알바이신'으로 등록되어 있다. 수로의 안뜰은 우리나라에서 '아세키아 중정'으로도 번역되는 것 같은데, 수로라는 뜻의 아세키아를 번역하지 않는 게 개인적으론 이상하게 느껴져 '수로의 안뜰'로 표기하였다. (여담으로 일본어 위키피디아에서 '아세키아의 중정'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었다. 중정이니 하는 표현은 아마도 일본 번역의 영향을 받은 표현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알람브라 궁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용하는 영어 표현은 'Court of the Main Canal'이다.)


역시 헤네랄리페에 있는 술탄의 사이프러스 안뜰(Patio del Ciprés de la Sultana)이다. 정말 여름 별궁 할 만 하다.


이제 알람브라에서도 왕궁으로 가 보자. 사진은 궁전 실내의 아라베스크(arabesque) 장식.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세밀하고도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다. (당연히 100% 핸드 메이드) 그런데, '에메랄드 속의 진주'라 불리던 알람브라 궁전에서[각주:1] 이 정도 장식은 그냥 무난한 수준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화려하고 멋진 곳들이 많다.


아라야네스 안뜰(Patio de los Arrayanes). 저 발코니에서 느긋하게 호사를 즐겼을 것 같은 술탄의 모습이 떠오른다. 건물이 비치는 수로도 멋지지만, 좌우 대칭을 이루는 배치가 매우 인상적이다.


알람브라 궁전의 중심부에 있는 사자의 안뜰(Patio de los Leones)이다. 14세기 후반에 만들어졌다. 알람브라가 어디 감탄스럽지 않은 곳이 있겠냐만, 그 중에서도 이 곳은 특히 감탄했던 곳이다. 12마리의 사자 분수로 유명하다.


린다라하의 안뜰(Patio de la Lindaraja).

 
알람브라는 궁전이기도 하지만, 요새이기도 하다. 알카사바(Alcazaba) 성곽의 모습. 9세기 말에 처음 지어진 이래, 13세기에 들어와 확장되어 알람브라의 기틀이 된 성채라 할 수 있다.[각주:2] 이 글에서는 처음엔 알람브라의 정원만 다루기로 했는데- 알람브라의 정원은 아니지만, 문득 이 사진이 마음에 들었기에 함께 올려 본다.


이왕 알카사바 사진을 올린 김에 또 올려본 알카사바에서 궁전 바깥을 내다본 사진. 그라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거주 지역인 알바이신(Albayzín) 지구가 보인다. 알바이신 언덕에서 바라보는 알람브라 궁전의 노을이 유명하지만 미처 가 보진 못했다. 다시 그라나다에 가게 된다면, 꼭 여기도 가 보고 싶다.
  1. 무어인(Moors) 시인들은 주변 숲과 궁전 건물의 색을 이와 같이 비유했다. Encyclopaedia Brittanica 11th Edition. [본문으로]
  2. 일본어 위키피디아, アルハンブラ宮殿.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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