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주 서호와 뇌봉탑(抗州 西湖, 雷峰塔)

 중국에는 800여 개에 달하는 '서호'라는 호수가 있으나^[각주:1], 흔히 말하는 가장 유명한 서호는 절강성(浙江省) 항주의 서쪽에 있는 큰 호수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항주 서호'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기일 것이다.

 서호는 원래 전당강(錢塘江)의 일부였으나, 2천년 전 즈음에 진흙모래가 쌓이면서 물길이 막혀 호수가 되었다. 그 크기는 남북으로 약 3.3km, 동서로는 약 2.8km에 달하며, 둘레가 약 15km에 이르는 큰 호수이다. 평균수심은 약 2.27m이나, 호수 바닥에는 약 3m에 달하는 진흙이 쌓여 있어 물에 빠질 경우 대단히 위험하다.

 서호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세웠던 백거이(白居易)의 백제(白堤), 소동파(蘇軾,蘇東坡)의 소제(蘇堤) 등의 제방은 오늘날 훌륭한 산책로가 되어 있다. 하지만, 서호는 대단히 크고 호수 속의 섬들도 있는 만큼 유람선을 타보는 것이 좋다. 위 사진은 소제 쪽에서 탄 유람선에서 찍은 사진이다.

 위 사진의 탑은 뇌봉탑이라는 곳으로, 975년에 건립되어 무려 천 년간 서호의 곁에 서 있어온 탑이다. 사실은 원래의 탑은 1924년에 무너졌었고, 현재의 탑은 1999년에 탑을 다시 세우기로 결정하여 2002년에 완성된 것이다.^[각주:2] 원래 탑의 잔재가 일부 남아있긴 하나, 현대식으로 탑을 새로 세웠으니 '신 뇌봉탑'인 셈이다.

 서호십경(西湖十景) 중 하나로 뇌봉석조(雷峰夕照)^[각주:3], 즉 뇌봉탑에 비친 석양의 아름다움을 꼽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서호엔 이른 시간에 갔었던 바람에- 날씨마저 그리 좋지않았다- 뇌봉석조를 직접 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서호와 뇌봉탑이 어우러진 모습은 꽤 멋져 보였다.

1. http://ko.wikipedia.org/wiki/%EC%8B%9C_%ED%98%B8 [본문으로]
2. http://en.wikipedia.org/wiki/Leifeng_Pagoda [본문으로]
3. http://zh.wikipedia.org/wiki/%E8%A5%BF%E6%B9%96%E5%8D%81%E6%99%AF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