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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을 가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마지막으로 가 본 게 언제인지도 모를 만큼,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지난주엔 1주일 사이 두 번이나 갔다. 교양 수업에서의 발표 준비 때문에 가긴 했지만, 그동안 단순히 이곳을 '초등학생의 견학 코스'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미술사에 관해 조금이라도 알고서 간 것이니만큼, 아는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즐겁게(?) 갔다.

 아니나다를까, 교과서나 수업에서 보던 것들이 꽤 있었다. 이건 뭐고, 언제 만들어졌고, 어떤 의미가 있다… 같은 걸 알고 박물관을 관람하니 당연히 지루할 것 같았던 견학(?)도 제법 볼 만 했다. 특히 박물관 입장이 무료라, 부담없이 갈 수 있어 좋았다. 서울 시내 한 복판에 이렇게 조용하면서도 운치있는 곳이 있다는 것도 느낌이 색달랐다. 다만, (설령 평일이라도) 낮에는 수많은 꿈나무 초등학생 분들이 즐거이 노닐고 계시므로 편안한 관람을 원하시는 분들은 오후 시간대 혹은 야간개장 때 가시는 게 좋을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 압도적인 크기 덕분에 인상적이었던 천은사 괘불(泉隱寺 掛佛, 보물 1340호)이었다. 8월 초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할 예정이라는데, 세로 폭이 무려 9미터, 가로 폭이 6미터에 달하는 정말 큰 그림이었다. 조선 현종 대(1673년)의 그림으로, 세 명이 15개의 삼베 조각에 그림을 그려 이어 붙인 것이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북새선은도(北塞宣恩圖)였다. 도화서 화원이었던 한시각(韓時覺, 1621-?)의 그림으로, 1664년 함경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정식 외방별시를 기념하여 제작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기록화이다. 그림이 그려지게 된 계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시험을 앞둔 과거 응시자들이 긴장하는 것과 같은 세밀하면서도 사실적인 행동까지 그려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김홍도(金弘道)가 그렸다고 하는 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이다. 금강사군첩(金剛四君帖)을 그리기에 앞서 먹과 숯으로 초본을 만든 것이 이 해동명산도라고 한다. 위 사진에 보이는 것은 삼일포(三日浦)의 그림이다. 좌측에는 금강사군첩 중 삼일포 그림의 사진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금강사군첩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어, 아쉽게도 함께 볼 수 없었다.
 뭐니뭐니해도, 국립중앙박물관의 백미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金銅彌勒菩薩半跏思惟像, 국보 78호)일 것이다. 독립된 전시실에 있고, 상당히 어두워서 플래시와 삼각대도 없이 똑딱이로 사진을 찍기가 어려웠다. 워낙 잘 알려진 것이니만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와 느낀 점은, 일단 백자가 청자보다 낫다는 것. 그리고 건물은 멋있게 규모도 크고 잘 지었는데, 내실은 정작 그만 못하다는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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