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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버 카스텔 - 그립 2001 연필 (Faber-Castell, Grip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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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계절학기가 끝난 후의 짧은 방학 때, 오랜만에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전집을 다시 읽었었는데, 그 중 '세 학생(the Three Students)' 편에서 반가운 단어가 눈에 띄었다.
"What could this NN be? It is at the end of a word. You are aware that Johann Faber is the most common maker's name. Is it not clear that there is just as much of the pencil left as usually follows the Johann?"
 아, 물론 영어 원서를 읽었다는 것은 아니다- 문구를 가져오기 편한 영어 쪽을 택했을 뿐! -_- 아무튼, 여기에서 셜록 홈즈가 말하고 있는 요한 파버란 다름아닌 오늘날의 파버 카스텔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오랜만에 파버 카스텔의 연필에 대한 글을 포스팅할까한다. 파버 카스텔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예전에 썼던 카스텔 9000 연필 (Faber-Castell 9000) 에 대한 글에서 하였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아래 박스 속에 숨김 상태로 그 때 썼던 소개를 재활용(?)하겠다.

파버 카스텔에 대한 간략한 소개 (열기)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글에서 다룰 파버 카스텔의 연필은 카스텔 9000과 함께 그들의 주력 연필 중 하나인 그립 2001(Grip 2001)이다.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카스텔 9000을 전통이라 한다면, 그립 2001은 혁신이라 할 수 있다.[각주:2]

Faber-Castell Grip 2001 - the Innovation

 그 이름과 외관에서 알 수 있듯, 그립 2001은 2000년을 맞이해 21세기형 연필의 모습을 구상해 발매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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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약간 둥글게 깎인 삼각형의 몸체와 촘촘히 붙어 있는 소프트 그립 존(Soft grip zone)이다. 이는 연필을 잡고 쓸 때 피로감이 들지 않게 하고, 또 필기의 안정감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몸체의 회색 페인팅은 카스텔 9000에서처럼 수성 페인트 도장이 되어 있어 인체에 무해하며 또한 환경 친화적이라고 한다. (파버 카스텔에서 별도로 제작한 그립 2001 홍보용 웹페이지(http://www.faber-castell.de/satellites/grip2001e/grip/index.htm)의 내용도 대강 이러하다)

 멋진 디자인과 실용성 덕분에 비즈니스위크(Business Week)지가 선정한 2000년도의 대표상품이라든가, 수 차례의 국제 디자인 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홍보 자료는 여기까지 쓰고, 개인적인 경험을 써 보자면- 삼각형의 그립은 처음 잡으면 손가락이 걸리는 각도가 육각형 연필보다 안정감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쓰다 보면 사실 별 차이를 모르겠다. 오히려 잡는 위치에 따라선 삼각형 연필이 불편할 때도 있다. 손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붙여진 소프트 그립 존은 괜찮은 것 같다. 그다지 울퉁불퉁하지도 않아서 부드럽게 잡힌다. 연필을 깎을 때에도 전혀 문제없이 깨끗하게 깎인다. 물론 쓰다 보면 조금씩 뜯어지는 것도 있긴 하다. 수성 페인트 도장이라서인지, 나무의 결이랄까, 나무 본연의 느낌이 연필 표면에서 보이고 또 손으로 잡으면 그렇다는 느낌이 온다. 그렇지 않은 연필들의 '유광 코팅'(?)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카스텔 9000이나 골드파버 등, 다른 파버 카스텔의 연필들과 동일하게 SV 본딩 기술이 적용되어 연필심이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책상에서 떨어트려도 연필심이 안 부러지는 건 파버 카스텔 연필들의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다. 당연히 잘 닳지도 않는다.

 필기감은 카스텔 9000과 비교하자면 9000보다는 조금 무른 느낌이랄까? 물론 그립 2001의 필기감도 좋지만- 나는 9000 쪽의 필기감이 더 나았다. 디자인도 혁신이라는 2001의 은색 디자인보다는 전통적인 녹색의 9000 쪽이 좋다. 필기감을 글로 표현하기란 어렵다만, 일단 잘 써진다고만 해 두자. 잘 닳지도 않고.

 가격은 베스트펜 쇼핑몰에선 1자루에 500원. (하지만 신림9동의 광장서적에선 1,100원이었다!)
 
 이 제품도 지우개가 뒤에 붙은 것도 있는데, 그립 2001에는 검정색 지우개가 붙는다. 그리고 자매품으로 점보 그립 2001이라는 연필도 있는데, 말 그대로 점보 그립이다. 보통 연필보다 훨씬 굵다. 점보 그립은 잡아보니 별로 쓰고 싶지 않을 정도로 굵었다. (물론 그게 필요한 소비자들도 있겠지만)

 그러고보니 심경도에 대한 이야기가 빠졌는데, 나는 항상 B심을 사용한다. 그립 2001의 경우에는 2H~2B까지 국내에 나와 있다.
  1. Faber를 영어식으로 읽어 파버 카스텔이라 하지만, 독일의 이름이니만큼 여기에서는 독일어로 파베르라 인명을 표기했다. 연필 브랜드로서는 파버 카스텔로 잘 알려져 있으니, 파버 카스텔로 표기하고자 한다. [본문으로]
  2. 파버 카스텔 사는 카스텔 9000에는 the Classic, 그립 2001에는 the Innovation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본문으로]
3  Comments
  • 엘즈~
    아날로그 변태 브라보~
    그나 저나 광장서적은 왜그리 비싸 -_-;
    • 풉 만년필을 쓰시는 분께서 아날로그 변태를 운운하시면 안되지 말이빈다? 광장서적이 좀 비싸긴 한데 20% 할인쿠폰을 준다는 걸 생각하면 (게다가 뭐든지 들어오면 비싸지고 나빠진다면 신림9동에서!) 가격 경쟁력이 없는 것도 아님. 사실 가격은 베스트펜이 싼 거 같고.. 다른 건 오히려 광장이 싼 것들도 있더라고. 광장이 가격이 더 나은 연필을 나중에 하나 포스팅해야겠군 ㅎㅎ
  • 파버카스텔이 연필은 샤프처럼 발전할 수 있다는걸 보여준
    대표적인 연필이죠. 개인적으로 이 연필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고 ㅎㅎ

    오랜만에 깔끔하고 상세한 '연필' 리뷰 본 것 같아
    기분이 매우좋네요.

    저는 연필을 애용하고있는 중학교3학년 학생이랍니다^^

    블로그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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